2009년 6월 11일 목요일

잘가요, 극강 투지 "파벨 네드베드"

고등학교때 친구들은 체력과 투지를 앞세우는 내 축구스타일을 보고
이런저런 애칭을 붙여주었다
그 중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찬사는 '개금 네드베드'였다.
한국의 현역 최고 선수 박지성의 별칭으로 유명한
'산소탱크', '두개의심장' 등은 원래 그 주인이 따로 있었으니
그가 바로 파벨 네드베드


언젠가 나는 네드베드를 김훈과 비교한 적이 있다
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초의 향기가 물씬풍긴다
그리고 거칠다. 하지만 섬세하고 아름답다.
아름다움의 경지로 승화된 터프함.
이것은 아무나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김훈과 네드베드는 각자의 영역에서 이걸 이룬 사람들이다.


그런 그가 떠났다.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그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재앙이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헌신과 열정.
이제 금발을 휘날리며 종휭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 네드베드를 볼 수 없는 것이다
혹자는 발롱도르를 수상하고 지단의 레알을 격파했던 02-03 시즌의
네드베드가 그의 축구인생의 정점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 시즌 그는 정말 어메이징 이였으니까

안녕 네드베드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떠나는 그 순간을 정점으로 만들었다
나는 사실 네드베드를 장수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고 봤다
젊은 시절에나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뛰어다니지
결국 단명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그는 떠나는 그 순간까지 쉼없이 달렸다
삼십대 후반까지 그가 달릴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하지만 그는 그걸 보여주었고, 그의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그의 마지막 경기였으리라.

내 심장에서 당신은 영원히 뛸 것입니다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나는 당신을 통해 축구를 배웠거든요
떠나는 당신을 보며 당신이 흘렸을 땀방울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의 축구인생을 통해
무엇이 위대함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한다면
너무 많이 나간 얘길까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울겁니다. 내사랑 네드베드.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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