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8일 화요일

조언

느긋하게 책을 보고 있는데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언제 올꺼고?"
술을 이미 한잔 하신 목소리다.

"다음주 수요일 즘 내려갑니다"

"마, 근데 글이 왜 이래 현학적이고. 니 자랑하나 임마! 똑바로 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잖아~~"

"아 잔소리는 직장에서나 하셔요~~"

뭔소리냐고 되려 큰소리쳤지만, 속이 뜨끔했다.
그래도, 이런 조언을 해 줄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조금 행복해진다.


아버지는 정치적으로 우파다.
아마 정치인으로 친다면 김부겸이나 이부영 정도가 아버지와 코드가 딱 맞을 듯 싶다.
생각이 너무 다른 것 같아 아버지가 잘 이해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정말 좀 미웠다. 내가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 '이정도'인가? 하는
건방진 생각도 했었다. 그 갈등의 시간들도 내가 커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전화 하셔서는 아들이 좋아하는 진보신당 찍었다며 자랑하신다.
내가 그렇게 얘기했건만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는 친구놈에 비하면
아버지 당신 말대로 "극좌파로 칭해줄만 하다"



세상에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내 편일 것 같은 사람이 하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행복한 일인

것 같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관점에서 느낀바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

람이 곁에 있다는 것도 생각보다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아버지가 나에게 그런 존재다.

현.학.적. 내가 가장 경계 하고 싫어하는 단어다.
하지만, 기사 리드를 다시 읽어 보니 패배를 인정해야 겠다.

아버지의 존재감이 바위처럼 단단하고 산처럼 크게 다가오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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