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귀퉁이에 앉아 김훈의 글을 옮겨 적었다
요 며칠 논리적이고 딱딱한 설명투의 글 속에 묻혀 있다보니
날 것의 언어가 그리웠던 게다
받아적은 글을 몰래 내 말들속에서 사용해버릴 요량이다
누군가 내 귓볼이 시뻘게 지도록 김훈의 언어를 흉내내지 말라고
다그쳐주면 좋겠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을 안다
혹시 눈치 챈 자는 그도 나처럼 도둑놈일 것이기에 웃고 말 것이다.
"생사의 급박함을 스스로 알아서 사람 모이는 대처에 나다니지 않고 혼자 처박혀서 한 줄 한 줄 쓰도록 하겠다. 무리를 아늑해하지 않으며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무릇 글을 쓰는 자의 결기가 이 정도는 되야지...허허
거듭된 자기 번뇌와 고민속에 토해내는 그의 언어는
그것이 마음에 들건 들지않건 진실의 한 단면을 선명히 묘사한다
진실하고 불완전한 그의 말이 좋아 나는 그를 놓을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이 남.자. 때론 너무한다.
나는 이 남자보다 세상을 긍정하며 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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