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악의 평범성


아이히만은 충직한 가장이었고 성실한 일꾼이었다.
법정에 선 아이히만의 평범함에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
일찍이 한나아렌트는 아이히만이 보여준 잔인함의 근원은
"생각하지 않음"에서 연유한다고 말했다. 악의 평범성.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는다. 그대는 아름다운 세상만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그 순간 당신은 악마가 될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악마는 겁쟁이의 내면에서 싹트고, 모든 파시스트는 겁쟁이다.



코코슈카의 <노는 아이들>이다.
불편한 것에 눈을 돌리는 자들은 영원히 해맑은 표정의
순결하고 청순한 아이들의 얼굴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것이다.
겁쟁이는 전쟁광들의 놀음에 놀아날 것이고,
전쟁이 가져다 줄 아이들의 표정은 정확히 저런 것이다.

2009년 8월 19일 수요일

따뜻한 햇볕이 되어주소서

오늘 또 한분을 떠나보냈다

선생에 대해선 칭찬보다 험담을 더 많이 들으면서 컸고,
그것이 진실 저편의 이야기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 갔던 과정은
나에겐 하나의 공부였다.

<입춘>  -고은
...
아무리 숨막히던 긴 겨울이라도
겨울은
끝내 하나의 봄이고야 만다
그동안
언 산 언 것들
그대들도 끝내 녹고야 만다
...

살아 생전 해 오셨던대로
따뜻한 햇볕이 되어
이 겨울을 녹여주소서...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저는 당신의 햇볕아래 봄을 맞이하고
또, 마음 껏 누리겠나이다...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편안하시길...

노무현과 김대중
              

2009년 8월 2일 일요일

세미나

 



교보문고에 가서 개념사 시리즈 두 권과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 선집1>을 샀다. 선배 두분과 함께 다음주 수요일부터 세미나를 시작할 계획이다.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술꾼들의 향연이 되지는 않으련지 걱정이 앞서지만, 공부를 도와 줄 동지가 곁에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물론 그들이 요즘 동지인지 적인지 헤깔릴 때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ㅋㅋㅋ


학문에는 지름길이 없으며

오직 피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문의 가파른 오솔길을 기어 올라가는 자만이

학문의 빛나는 정상에 도달 할 수 있다는 맑스의 말에 용기를 얻어

이 책의 첫장을 펼친다.


나는 명민하지 못하나

투지, 용기, 체력은 자신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기어 오르는 자'가 될 자격은 충분한 것 같다



플로렌스 사람의 말

"그래도 현실이...."

모든 사유의 여정을 중단시키는 한마디. 모든 실천을 무마시키는 한마디.

나도 맑스처럼 플로렌스 사람 단테의 말을 빌리리.

"남들이 뭐라던 제 갈 길을 가라"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시선



ㅋㅋㅋ

인류학자들에 대한 빈정거림이 카툰에 묻어난다


어쩌면 우리도 우리가 보고 싶은 것 만을 타자를 통해 확인하는 지도...

내가 쿠바에서 인도에서 그들을 바라보았던 시선도

바로 저런 식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객관적인 척 해도...

그곳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없었다면 거짓이다


2009년 8월 1일 토요일

밀탑 팥빙수







현대 백화점 압구정점 5층에 있는 밀탑.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얼음, 팥, 떡이 재료의 전부다.

단순하고 단백하다. 얼음과 어우러진 팥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꾸리꾸리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밀탑 팥빙수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붐며

10여 분을 기다린 끝에 주문이 가능했다.

7000원 이라는 가격에 비해 다소 양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맛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더운 여름 팥빙수는 나의 친구.
그리고, 연매출 40억에 일조하는 것이 싫지않다면...
밀탑 팥빙수 탁월한 선택이다!


글 훔치기

금요일 낮,
도서관 귀퉁이에 앉아 김훈의 글을 옮겨 적었다
요 며칠 논리적이고 딱딱한 설명투의 글 속에 묻혀 있다보니
날 것의 언어가 그리웠던 게다

받아적은 글을 몰래 내 말들속에서 사용해버릴 요량이다
누군가 내 귓볼이 시뻘게 지도록 김훈의 언어를 흉내내지 말라고
다그쳐주면 좋겠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을 안다
혹시 눈치 챈 자는 그도 나처럼 도둑놈일 것이기에 웃고 말 것이다.


"생사의 급박함을 스스로 알아서 사람 모이는 대처에 나다니지 않고 혼자 처박혀서 한 줄 한 줄 쓰도록 하겠다. 무리를 아늑해하지 않으며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무릇 글을 쓰는 자의 결기가 이 정도는 되야지...허허
거듭된 자기 번뇌와 고민속에 토해내는 그의 언어는
그것이 마음에 들건 들지않건 진실의 한 단면을 선명히 묘사한다
진실하고 불완전한 그의 말이 좋아 나는 그를 놓을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이 남.자. 때론 너무한다.
나는 이 남자보다 세상을 긍정하며 살려 한다.